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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살맛나는사회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 그 죽음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5월 18일 故 박지연씨 49제 많은 참가 바랍니다)


 “제 아내가 백혈병에 걸렸어요.”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반올림 카페(http://cafe.daum.net/samsunglabor)에도 제보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한 달 사이에 20여건의 중요한 제보가 반올림에 접수됐다. 과거 2년 동안 반올림의 문을 두드린 제보보다 더 많다. 이 때문에 이 노무사 등 반올림 활동가들은 제보자와 통화하고 제보자를 만나느라 휴일도 잊은 채 일하고 있다. 

(본문은 “삼성에 바라는 것 없다, 내 병 원인만이라도…” 에서 발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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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바라는 것 없다, 내 병 원인만이라도…”
삼성전자 백혈병, 그 어두운 진실 ④
“나도 반도체공장서 일했다” “아내가 백혈병…”제보 쏟아져
지난 13일 5명 추가 산재신청 “억울함 풀릴 때까지 싸울 것”
한겨레
기사등록 : 2010-05-14 오후 03:16:27 기사수정 : 2010-05-14 오후 04:05:04
글/ 허재현 기자, 영상/ 김도성 피디catalunia@hani.co.kr
 <전략> (글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기사 제목을 클릭해 주세요! )

    2009년 5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렸던 고 박지연씨 등 4명에 대해 산업재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삼성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렇게 반도체 공장 위험성 논란은 수명을 다하는 듯했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 백혈병 논란’은 밟아도 꺼지지 않는 불씨였다. 박지연씨가 지난 3월 31일 끝내 숨지자 논란의 바람은 다시 불었다. 이제는 “공장 내에서 수시로 화학물질 노출사고가 있었다”는 전직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의 공통적인 폭로까지 잇따르고 있다. 전 삼성전자 엔지니어 김아무개 과장은 지난 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되면 경보음이 울려야 하는데, 경보음이 울리지 않고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만 알고 넘어가는 화학가스 누출사고도 많았다”고 증언했다.  

 증언대열에 가담한 엔지니어들은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된 화학물질의 종류를 잘 알고 있는 기술직이었다는 점에서 그간 폭로된 발언보다 치밀하고 구체적이었다. ‘반도체 공장 위험성 증언’의 ‘2막’이 시작된 것이다.

»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카페(http://cafe.daum.net/samsunglabor)에 올라온 제보글들

  게다가 5월 초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던 정아무개(24)씨가 또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중인 것이 알려졌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양아무개(36)씨가 지난해 4월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불과 1년 만이다.

  이 노무사는 “백혈병에 걸렸던 아이비엠(IBM) 노동자들도 산재 인정을 받았다”며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분들도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쉽게 끝나지 않을 싸움임을 알리는 메시지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일단 삼성전자는 여전히 “산업재해는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이전보다는 더 신중한 자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공장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재역학조사를 하겠다고 지난달 15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조수인 사장은 “유가족들이 신뢰하지 않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및 산업안전보건공단 대신에 ‘제3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장이 백혈병 원인을 제공했는지에 대해) 역학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을 둘러싼 논란의 제2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이 문제를 개별 사업장의 문제로 무시해왔던 정부에서도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올해부터 매년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의 질병율 통계를 내기로 결정했다. 유의미한 숫자 이상으로 백혈병이 발생하는지 추적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 취재진에게 “언론에서 백혈병 노동자 문제를 계속 다루어 사회적 관심을 유지시켜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한 노동자 5명이 추가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이번에는 일반 생산직 노동자뿐 아니라 과장과 부장급 엔지니어들도 신청자에 포함됐다. 산재를 신청한 유명화(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공장 근무)씨의 아버지 유영종(53)씨는 근로복지공단 직원들 앞에서 울먹였다.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줄 겁니까. 내 딸을 이렇게 만든 삼성이 사과를 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겁니다.”




 레프트21
반삼성 활동가 이종란이 말하는 삼성의 악행
<레프트21> 23호 | 지면에 실린 독자편지 발행 2010-01-16 | 입력 2010-01-14 / 이종란 (반삼성 활동가)
 

2009년 12월 29일은 참으로 악몽 같은 날이 아닐 수 없다. 이건희 사면이 발표되는 순간 나는 집 앞에 잠복해 있던 경찰에게 체포를 당했다. 서울 종로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은 체포영장도 없이 수원에 있는 나의 집까지 찾아와 나를 강제로 차에 태워 수원 남부경찰서로 이송했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이 개최한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 노동자 추모제가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관혼상제에 해당하는 추모제 때문에 체포영장까지 발부하는 일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너무도 억울해, 나는 저항의 의미로 진술거부를 했는데, 아무런 혐의 파악도 하지 못한 경찰은 갑자기 체포된 지 7시간 만에 나를 석방했다. 반올림과 수원시민대책회의(수원촛불단체연합), 다함께 경기남부지회 등이 발빠르게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아마도 이것이 이건희 사면 반대여론에 더해 여러 인터넷 언론의 물살을 타자, 이건희 사면 행보에 누가 될까 봐 갑작스럽게 풀어준 듯하다. 

사실 체포돼 경찰서에 끌려가서야 이건희 사면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너무 분한 마음에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이 실감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추모제의 주인공인 백혈병 사망 노동자들을 욕되게 하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 

삼성반도체는 우리 나라 수출 품목 1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연일 최고 매출 행진을 자랑하고 있으나, 성장의 이면에 너무도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이 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어린 노동자들이 공장을 다니면서 2교대, 3교대 근무로 공장과 기숙사만 오가다가 20~30대에 희귀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일이 한둘이 아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 림프종 등 조혈계암에 걸린 노동자가 22명이 넘는다. 화학물질 중독으로 평생 잘 걷지 못하게 되고, 뇌종양, 루게릭병, 유산, 불임, 기형아 출산, 생리불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도 있다. 이것은 바로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과 유독가스, 방사선(정부는 영업비밀이라며 밝히지 않는다) 때문이며 최대물량을 뽑아 내기 위해 기계의 ‘안전보호장치’를 해제시키고 작업하기 때문이다. 

노동부나 검찰, 경찰, 사법부는 그동안 삼성의 뇌물로 단련돼 철저하게 노동자들을 외면해 왔다. 그러나 피해노동자들과 유가족들은 법원에 산재 인정을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으로도 반올림은 삼성의 산재 은폐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고 삼성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한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이런 활동들이 불씨가 되어 멀지 않은 미래에 삼성 노동자들이 무노조 경영을 끝장낼 순간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