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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살맛나는사회

5월 23일, 한겨레 사설 유감.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동지들 !! 결사투쟁 네 글자를 심장에 새기고,
공장 점거 옥쇄파업투쟁으로 떨쳐 나가자!


정리해고 외엔 방법이 없다고... 개소리 집구석에나 가서 지껄여라!!
정리해고 일순위는 쌍용차를 난도질한 너희 경영진과 매국 관리들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현장조직 <생존권 사수대> 소식지 35호(2009. 05. 20) 中 

위의 소식지는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노무현 정권 당시 경제개방 기조에 따라  헐값에 중국 상하이차 자본에 매각당하며,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이미 한번의 정리해고를 감내해야 했다.

그때도 노동자와 사측이 "한발씩 양보하자"고 하지 않았던가?
결과는 참담했다. 노동자들은 대거 해고당했고, 우량기업이던 쌍용차는 어느새 부실기업이 됐다.

다시 한번 경제위기가 닥쳐오자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다시 전가하고 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참고 말고할 선택권조차 노동자들에겐 없다.

뒤로 물러서면 천길 낭떠러지니, 한발 물러 설 곳이 없다.
두명 중 한명을 해고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학살과 다름없다.

그러나 개혁언론이라 자처하는 '한겨레' 마저 노동자들에게 한발 물러설 것을 주문한다면...
쌍용차 평택 공장의 점거파업을 다룬 두 언론(한겨레, LEFT21)을 보며,
과연 진보언론이란 어떤 것이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사설] 쌍용차, 대량 정리해고는 해법 아니다
-[한겨레] 5월 23일 사설 전문

 쌍용자동차 노조가 회사 쪽의 대규모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 엊그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세계 경제위기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쌍용차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대량 해고는 해법이 될 수 없다. 노사뿐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한 회생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쌍용차 사태는 개별 기업의 노사 문제를 넘어서는 사안이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대주주이긴 하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의 비중이나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뒷짐 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채권단과 대주주에 맡겨놓고 있다가 사태가 막바지에 이른 뒤 수습하려다간 더 큰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특히, 대대주인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회생에 적극적 구실을 하도록 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 쪽도 노조와 진솔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노조는 신차 연구개발비 1000억원을 책임지고 고용안정기금 12억원을 내놓겠다고 하는 등 다양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회사 쪽에 제안했다. 하지만 사쪽은 제대로 된 교섭을 계속 회피해 왔다고 한다.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일지 모르지만 노조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해선 안 된다. 어려운 때일수록 노조의 협조 없이는 회사 회생이 불가능하다.

대화가 막힌 상태에서 ‘옥쇄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노조 처지는 이해하지만, 파국으로 가는 상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생산직의 절반에 가까운 2400여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건 분명 잘못됐지만 인력 조정 없인 난국 돌파가 어렵다는 것도 현실이다. 쌍용차의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는 분석도 구조조정과 신규 자금지원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노동시간 단축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정리해고 인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회사 쪽과 협의해 나가는 유연한 자세를 계속 견지할 필요가 있다.

경제위기로 세계 자동차업계는 지금 치열한 생존 게임을 하고 있다. 경쟁력이 없어지는 순간 다른 업체에 먹히거나 사라진다. 쌍용차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노동자 쪽에 모든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노사정 모두 한발씩 양보해 고통을 분담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당장 대화부터 시작하라.


저들에겐 뒤로 물러 설 8차선 대로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동자들의 뒤엔 천길 낭떠러지가 있다.
그 낭떠러지엔 가족들, 어린 자식들이 겨우 매달려 있다.

더 물러서라니?
어디로 말인가?

자기 가족들, 자식들을 밀어버리라는 말인가?



 △박종태 열사를 죽인 자들이 모든 노동자들을 짓밟으려 한다. ⓒ사진 이윤선
<자료출처 LEFT 21 >


이명박 정권 들어서 경제위기와 맞물린 가혹한 노동자 탄압 속에 박종태 열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들이 물러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들은 여전히 웃는 낯으로 말한다.

한발씩 물러서자고, 그 말을 개혁 진보언론이 똑같이 입에 담아서 어쩌자는 말인가?
한발씩 물러서자는 그 말은 노동자들에게 죽으라 말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인가?


 △“해고는 살인이다!” ⓒ사진 임수현
<자료 출처 LEFT21>

'해고는 살인이다!'하는 구호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헡으로 하는 공구호가 아니다.
아무런 대책도 보장도 없는 무작정 해고, 두명중 한명을 해고하겠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학살'일다.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기는 쌍용차 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는 박종태 열사의 죽음을 보며, 쌍용차의 대량해고 사태를 보며...
절망에 빠지고 있다. 지금 이들이 물러선다면?
더 많은 노동자들은 더욱 큰 절망에 내몰리고, 그 절망은 현실이 되어 그들을 덮쳐올 것이다.

쌍용차의 점거 파업은 전체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이다.

대량해고에 맞선 쌍용차 점거 파업은 정당하다
-[LEFT21] 기사 中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뼈빠지게 일했는데 결과는 더럽고 치사하게 나가라는 협박이냐?”(희망퇴직자) 이것이 지금 모든 쌍용차 노동자들의 심정일 것이다. 청춘을 바쳐 수십 년간 일해 온 선후배, 동료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울면서 나가는 뒷모습을 보는 노동자들의 가슴은 찢어지고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노동자들은 조업단축 속에 임금 삭감과 체불을 당하고 노가다, 대리운전, 마이너스 통장과 빚쟁이 신세를 겪어 오며 해고는 곧 ‘살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따라서 ‘해고돼도 회사가 잘되면 다시 복직할 수도 있다’는 정부 관료와 회사 관계자들의 감언이설에 속지말아야 한다. 죽였다가 나중에 살려줄 수도 있다는 말과 똑같다.

도대체 상하이차 인수를 주도했던 자들은 어디가고 왜 노동자가 죽어야 하는가? 기술 유출 등으로 1조 원 이상을 챙겼을 ‘먹튀’상하이차에게는 왜 책임을 묻지 않는가? 상하이차의 먹튀를 도운 박영태가 법정 관리인으로 해고를 추진하는 게 말이 되는가?

‘노동유연화의 마루타 시험장’

친기업 언론들은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고 말한다. 사측도 얼마 전 유인물을 통해 이것이 “좋은 회사로 가기 위한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2명 중 1명을 해고하는 게 ‘좋은 회사로 가는 과정’인가?

정부와 사측은 쌍용차를 ‘노동유연화의 마루타 시험장’으로 만들려 한다. 대량해고에 이어 분사화로 정규직을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돌리고, 1인당 생산대수를 16대에서 43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좋은 회사’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지옥이다. 이런 ‘회사 살리기’는 곧 ‘노동자 죽이기’일 뿐이다.

따라서 이런 대량해고와 노동자 죽이기를 막으려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옥쇄 파업은 완전히 정당하다. 우리는 이 파업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 이 파업은 친기업 언론이 말하는 “공멸의 길”이 아니다. 이 파업은 노동자들의 ‘공멸’을 막을 유일한 길이다.

△대량해고 반대 집회 중인 쌍용차 노동자들 - 이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이상 투쟁을 미뤄선 안된다 ⓒ사진 임수현

친기업 언론들은 또 “강성 노조가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떠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정 강경한 것은 누구인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원칙대로 [해고를] 밀고 나간다”는 사측과 “쌍용차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노동부 장관이 강경한 것이다. 쌍용차 노조가 강경하지 못하게 불필요한 양보안까지 내면서 파업을 늦춰 온 게 오히려 문제였다.

‘자충수’는 또 뭔 소린가? 이것은 파업 때문에 22일 관계인 회의에서 채권단이 ‘회생’이 아닌 ‘청산’으로 방향을 틀지 모른다는 협박이다. 그러나 어버이날에 대량해고를 신고할 만큼 냉혈한 자들이 노조가 얌전히 있다고 좋은 결정을 내릴까? 이 자들은 철저한 계산에 따라 회생으로 방향을 정했다. 연관업체와 금융기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빌려준 돈 때문에 청산하면 자기들도 손해이기 때문이다. 대량해고가 ‘회생’이라는 것은 기막히지만 말이다. 파업은 이 자들에게 우리의 분노와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게 할 뿐이다.

국유화

일부 사람들은 ‘하지만 대안이 없지 않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재벌 금융기관 건설사 등을 살리기 위해 4백조 원이 넘는 돈을 푼 정부가, 4대강 정비를 위해 20조 원을 쓰겠다는 정부가, 부자들에게 90조 원을 감세해주는 정부가,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위해 10조 원을 쓰는 정부가 몇 천억 원이 없어서 쌍용차 대량해고가 불가피하단 말인가!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자해서 일자리를 보장하고 쌍용차를 국유화하면 된다. 공적자금은 이럴 때 써야하고 정부는 이런 일을 해야 한다. 점거 파업은 정부와 채권단이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 가장 훌륭한 무기다.

지금 “아빠 일자리 지켜주세요. 돈 안주면 유치원 못 다녀요”라는 팻말을 만든 어린 딸ㆍ아들이 이 파업을 응원하고 있다. 울면서 희망 퇴직서를 쓴 선후배ㆍ동료들이 이 파업을 지켜보고 있다. 경제 위기 속에 언제 일자리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 파업을 바라보고 있다. 파업과 승리로 반드시 이들에게 희망을 보여 주자.
<중략>


보았는가? 한겨레여!
부디 정신차려라!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사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 그리고 진보 언론도 산다."

이번 23일 사설을 보며, 한겨레가 개혁 진보 언론으로서의 기본을 잊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시장경제체제의 경쟁에 내몰린 언론사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에 자신을 맞춰가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기엔, 그 내용이 너무나 한탄스럽다.

한겨레여 부디 정신차려라!

노동자들에게 웃는 낯으로 죽음을 강요하는..,
그런 언론은 개혁언론일 수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