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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518 민주화 유공자시다.

그래서 해마다 국가보훈처에서 민주화운동 기념식 초청장이 집으로 온다.


부모님은 특별한 일이 없으시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셨었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지금(이명박 정권 하에서) 그 사람들 앞에 죄스러워서 갈 수 있겠느냐고..."


아버지는 
"재수없는 놈들 들러리 서기 싫어...."

라고 하셨었다.

올해는 한 술 더 떴다.




- 식장 참석은 동봉한 입장카드와 신분증을 지참하신 분들만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 이건 (지금도) 민주화운동 하는 사람은 오지 말란 얘기네...  "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없었다.

오늘 아침엔 어머니께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아마 왜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오지 않았느냐고 묻는
그 날의 동지였던 친구의 전화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만 거기에 당당히 갈 자격이 있는 건데...
우리는 다 죄인인데,
서울에서 광주에 계엄군 들어갈 때 아무 것도 못한 죄인들인데...

지금 어떻게 죄스러워서 거길 가냐...
진짜 와야될 사람은 아무도 못 온
재수없는 놈들 들러리나 서러 가야 되는 거길 뭐하러 가냐... 


2009년 6월
시청 앞 거리에서 아들들을 위해, 아들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비를 맞으셨던 어머니였다.



 막내 아들이 민주화 투사에게, 어머니에게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다짐]

    by 아프로켄 / 2009년 6월 9일

 

 
"작년에 시청앞 천막 강제철거현장에서 끌려가는
막둥이를
TV로 봤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서 
민주화를 이룬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 아들들을 위해 다시 싸워야 한다"

"더이상 우리 아들들이 개 끌려가듯 끌려가게 할 수 없다"



 전화가 왔다.

 "지금 대한문 앞인데 형 엄마 자유발언 하신것 같아!"

 고려대학교 76학번에  목청 큰 아줌마가 발언을 했다고 한다.
 시청 철거하던 날, 막내 아들이 시청 앞 광장에서 연행됐다고 했다 한다.

 우리 엄마였다.

 유신치하에서 모진 고문으로 가슴 뼈가 주저 앉아 비가 올때마다 아파하는 
 그런 엄마.

 독재정권의 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나이가 들자. 한쪽 눈이 실명에 가까운
 그런 아빠.



 첫째 아들을 등에 없고, 둘째 아들을 임신 중에도 유치장에 끌려가야 했던
 그런시절.

 수배중이어서 집에는 들어올 수 없었던
 그런 남편.


 선배, 후배, 옥바라지며 두 아들들을 키우며 산전수전 다 겪어야 했던
 서점 아줌마.


 어느날 들이닥쳐 득달같이 남편 내놔라, 누구 내놔라 하는
 공안정국 속에서
버텨 온 억척같은 아줌마.

 그렇게 힘들게 얻고 힘들게 키워야 했던
 둘째이자 막내 아들은 철 없이 사고만 치고 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얻어야 했던
 민주주의는 어딘가 부족하고, 삐걱대기만 했다.


 이제는 쉰을 넘어 곧 할머니 소리를 들을 나이에,
 못난 아들이 혹여 어디가서 맞는 건 아닌지,
 경찰에 붙들려가는 건 아닌지,
 매일 걱정했을 것이다.

 큰 집회가 있을 때마다 전화를 걸면,
 아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우스게 소리로 우리 막내아들 어딨는지는 뉴스가 가르쳐 준다며,
 집에 없어도 같이 있는 것 같다 하던 그런 어머니였다. 

 맨날 학교수업 다 내팽겨치고

 여기 집회, 저기 집회 뛰어다니던 아들.
 차마 말리지 못하고 혹여 다칠까 노심초사하던 그런 어머니였다.

 가더라도 위험한 데 가지 말고,
 다치지 말고 잡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던 그런 어머니였다.

 못난 자식이라도 부모가 자식 뜻 꺽을 수 없다며,
 온갖 투정, 다 받아주고

 연행된 선배, 후배 사식 넣어줘야 된다며,
 강탈해가는 돈 웃으며 내주던 그런 어머니였다.


 그러며, "항상 우리가 잘했어야 너희는 이러지 않아도 됐을 텐데..."하셨다.

                                         (중략)
                                                                  2009년 6월 9일 

     2010년 5월 18일은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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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프로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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