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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 쫓겨난 빈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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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 쫓겨난 빈민들 by 아프로켄

인류 모두의 축제라 자칭하는 월드컵은 사실 인류의 절반도 즐기지 못합니다. 배고픔조차 해결하지 못한 이들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세계의 절반은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굶주림이 특히 심각한 곳이 아프리카 대륙입니다. 바로 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월드컵이 진행 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에 열광합니다. 사람들은 월드컵에 뛰는 자국의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때로는 강대국에게 운 좋게 승리하고, 지더라도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경기장 내에서 정해진 규칙들을 지키고, 팀원들과 협동하며 즐거워 보이는 모습들에 열광하는 것일 것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월드컵과 같은 국제경기가 벌어지는 것이 그 국가의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가 얻게 되는 경제적 가치는 천문학적이라 합니다. 이 돈이 그 나라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입니다.

‘인류 모두의 축제’ 월드컵의 이면

월드컵은 인류의 절반 정도인 사람들에게 잠시의 안식과 함께 모두가 행복해지는 더 나은 사회의 모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월드컵은 인류의 또 다른 절반인 가난한 이들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않거나 오히려 그들 중 일부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았습니다.

남아공의 월드컵 경기장은 빈민촌에 있던 판잣집들을 철거하고 이들을 강제이주 시킨 자리에 지어졌습니다.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텅텅 비어 있을 월드컵 경기장을 지을 천문학적인 돈은 있지만 빈민들의 삶을 보전할 약간의 돈은 없는 남아공 정부의 모습이 남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쫓겨난 빈민들의 수용소

월드컵이 벌어지는 동안 한편에선 수많은 자선 단체들과 이곳에 어마어마한 돈을 기부하는 이들의 유명세를 보지만, 또한 매년 굶주리는 이들이 늘어만 가는 모순된 모습을 동시에 보곤 합니다. 월드컵을 통해 발생된 경제이익 역시 개최국가에 천문학적인 이익을 가져다 줬다고 하지만, 그 돈이 남아공의 철거민들의 삶을 지켜주지 못한 것처럼 대다수 평범한 이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합니다.(남아공 월드컵2010 과연 모두에게 희망의 축제일까? - 월드컵 이면의 이야기)


월드컵은 국가 간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며, 때론 구성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식의 논리 말입니다. 남아공의 철거민들에게 남아공 정부가 했던 것처럼 말이죠. 월드컵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일부 국민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가 쉽게 먹혀들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곧 있으면 개최될 G20 정상회의도 이런 점에서 월드컵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국가의 이익’이란 이름으로 우리가 ‘잊어버리거나’, 혹은 ‘잃어버리게’ 만든다는 점 말입니다. 강대국들만의 위원회인 G20 정상회의와 월드컵의 차이점이 있다면, G20에서는 월드컵과 달리 때때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통쾌함이나 페어플레이 정신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관련기사 "IMF 개혁과 금융규제책 - G20의 새 포장지를 뜯어 보면")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모두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몇일 밤을 새워 응원한 덕에 피곤한 몸과 쉬어버린 목과 퉁퉁 부은 다리로 직장이나 학교로 돌아가야 하죠. 무언가 잊어버린 것, 혹은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맑시즘 2010의 강연들은 우리가 잊어버린 것, 혹은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관련 맑시즘 강연

세계는 왜 이토록 가난한가? 자선으로 제3세계를 가난에서 구할 수 있을까

연사미정

G20 -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국장

주제준 한국진보연대 정책부위원장

김어진 다함께 G20 대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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