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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젊은대학/명지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내가 다니는 대학이 바로 기륭이었고, 이랜드였다. (명지대학교 비정규직 행정사무원 해고 반대 투쟁에 연대하며...)

지난 10월 명지대학교 학내 자유게시판에 너무나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조교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올린 글에는 "학교의 부당해고에 맞서는 행동에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135명의 조교들이 해고당했다는 소식과 함께 말이다. <다함께>라는 급진 사회단체의 회원인 나는 이 글에 즉각 답글과 연락처를 남겼다. 이 사안에 연대하고자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연락이 왔고 지금까지 <다함께 명지대 모임>이란 이름으로 부당해고당한 조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랜드 사태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외침이 그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외침은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당시 <대안언론연합캠프>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했던 친구들과 캠프의 성공적 개최 이후 여름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출발과 동시에 강남점 점거 파업 소식을 듣고 2박3일간의 여행일정을 취소하고 원주에서 하루도 안되어 돌아왔다.  우리는 대학생활의 뜻깊은 여행으로 강남점에서 2박 3일을 보내자는 결의와 함께 강남점 점거 파업의 사수대를 자처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틀밤을 보내는 동안 수천명의 전의경 친구들을 보아야만 했고, 온 몸을 번쩍이는 무장으로 휘감은 경찰 특공대원들도 보아야만 했다. 당시 23살의 어린 학생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명박이 말하던 '전문시위꾼'으로 대학 3년을 보내 온  당시의 나에게도 충격적인 기억이었다. 좌파 대학신문사 연합이었던 <전국대학신문기자연석회의>란 단체의 일원으로서 수많은 집회들에 참여해 봤고, 물대포와 소화기쯤은 한-미FTA반대 시위 때, 그리고 매년 진행되는 노동자 대회 때 수차례 맞아왔던 나에게도 당시의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실신한 여성노동자를 바닥에 질질 끌고가는 경찰들. 당시를 회상하면 여성노동자들의 울부짖음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이랜드 사태는 일부 노동조합간부를 제외한 이들의 복직이라는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며 일단락 되었다. 하지만 그간 비정규직의 비정상적인 비율은 더욱 확대되었다. 20대 전반은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하고 불투명한 취업전망과 취업을 하더라도 60%이상이 비정규직이 되야하는 절망의 세대가 되었다. 신문과 뉴스에는 잘 보도되지 않지만 비정규직 해고 사업장은 이미 수십 곳으로 늘어났고, 1년을 넘게 장기간 투쟁한 곳도 이미 십여 곳에 이른다. 이명박은 당선인 시절에 이미 기륭전자의 농성장에 용역깡패를 투입하는 것으로 당선인의 첫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일들이 이제는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지성의 공간, 이성적인 토론과 자유로운 문화의 공간임을 자임하는 대학공간도 이제는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사회의 모습과 별개이지 않다. 이미 수많은 대학들이 학내 비정규직 비율을 확대하였다. 또한 이 비율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경제위기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하층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저임금과 정리해고 등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대학공간은 눈맑은 대학생들이 존재하는 아직은 정의가 남아있는 그런 곳이었다. 성신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등 비정규직 탄압에 맞선 학생들의 연대는 이 사회에 아직 불의에 눈감지 않는 정의가 남아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항의 촛불' 5호 기사 中 <성신여대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감동적인 승리 “뭉치면 산다는 말이 딱 맞아요>

나는 명지대학교에서도 이와 같은 감동적인,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일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고 당연하지 않아야 할 일이 당연한 부조리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지난 몇년간,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 온 동안 "가장 잘 한 일이 무었이냐?"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는 내가 이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함께 토론하며 실천할 수 있는 <다함께>라는 조직의 일원이 된 것이다. 
 
두번째는 우리대학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에 함께 맞서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이들이 노동조합을 스스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에 나 자신이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과정에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앞으로의 투쟁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학교 당국은 부착한 지 30분도 안되어 자보들을 철거했다.

                                                         - 학내에 부착한 자보의 내용 -
2008/11/14 - [GO~젊은대학] - 명지대학교 당국의 비상식적 조교 135명 대량해고 규탄한다.
2008/12/05 - [GO~젊은대학] - 명지대학교 비정규직 조교 부당해고 반대 연명자보 1차
2008/12/10 - [GO~젊은대학] - 명지대학교 비정규직 조교 부당해고 반대 연명자보 2차  

노동자들에게는 "업무시간에 자보를 부착했다면 CCTV확인을 통해 징계하겠다"는 협박과 경고장마저 발송했었다. 학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이름만 '자유게시판'이었다. 그 곳에 올린 글은 수시로 삭제되었고 나와 대학노조 명지대지부장의 아이디는 차단당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게재한 명지대 신문의 기사는 삭제되었다.
 
             <시사in> 고재열 기자의 블로그 독설닷컴 기사 中 삭제된 명지대신문 기사, 누구의 잘못인가?

                                  <다함께 명지대 모임>의 박용석 학생이 학내 홈페이지 로그인을 하고 있다.

                                 <다함께 명지대 모임>의 박용석 학생의 아이디를 찾을 수 없다는 창이 뜬다.

대학노조 명지대 지부 서수경 지부장에 발송된 통지문.
이와 같은 통지문이 <다함께 명지대 모임>의 장윤혜 회원에게도 발송됐다.
본인(박용석)에게는 통지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 9일에는 <민주노총 대학노조 명지대지부>, <다함께명지대모임>, <사회과학대 학생회>, <강경대열사 추모사업회>, <민주노동당 명지대학교 당원모임>이 공동주최한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간담회 행사를 불허하기도 했다. 이상을 주최한 단체의 학생대표들에게 보직교수들의 면담과 이를 통한 징계 및 불이익 압력 발언을 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아마 이와 같은 탄압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들이 적지 않음에 힘겹지만 절대 굴하지 않고 투쟁을 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이미 수차례 이에 대한 기사와 본인이 기고한 글들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게재해 준 '시사in'의 고재열 기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재열 기자의 블로그 <독설닷컴>에 게재된 글-  
                                                       블로거뉴스로 명지대 조교의 한을 풀어주다
                                                       대학생들, "대학 내 비정규직부터 지켜내자" 
                                                        삭제된 명지대신문 기사, 누구의 잘못인가?

2차까지 진행 된 연명자보에는 학교의 탄압속에서도 31명의 학우들이 동참해 주었다. 연명자보 제안을 시작한지 겨우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31명이나 모였다. 물론 아직은 적은 수지만 앞으로 보다 많은 학우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믿는다.

조교 135분의 부당  해고에 반대한다
부당 해고 당한 조교의 복직과 정규직화를 촉구 한다

고경호(경제) 권준걸(문창) 김광진(정외) 김동길(경정)
김민정(문창) 김소리(디미) 김아랑(문창) 김예지(영디)
김우진(경제) 김은혜(문창) 김화랑(경제) 남윤경(디미)
박용석(경정) 박종빈(정외) 서석현(경제) 서정민(디미)
성태욱(문창) 신민규(미사) 유원석(경영) 윤선호(정외)
이대경(경정) 이은정(아동) 이주하(경제) 임국영(문창)
임미래(경제) 장윤혜(문창) 정자련(경제) 정충만(경제)
조대행(경제) 조복형(경제) 탁현광(경제) 한용희(경제)

- ‘비정규직 해고에 반대하는 명지인’  2차 연명자보


지난 9일에 학교의 방해로 어렵게 진행된 '명지대 비정규직 노동자-학생 간담회'에도 15명의 학우들이 참여했다.(조합원 포함 총 40여명 참가) 시험기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믿는다 연세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에서와 같은 승리가 분명히 명지대학교에서도 가능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몇가지 어려움이 있다. 학교 당국의 탄압이 심하고, 이제 방학에 돌입한 학교에서 앞으로의 투쟁을 이어가며 학우들의 동참을 호소하기는 사실 꽤 어려움이 많다. 해고 통보 시한이 2월이어서 이 전까지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성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일반 조교들은 해고되고 투쟁은 힘을 잃을지도 모른다. 끔찍한 일이다. 아마 대학당국은 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학교 당국의 '명지대 비정규직 노동자 -학생 간담회 행사불허'로 강의실 앞에 모여서 대책을 논의중이다. 행사 장소 주변에는 30여명의 교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학교의 탄압을 예상하고 미리 추가로 예약해둔 강의실에서 행사는 안정적으로 진행했다. 학교당국은 당시 간담회를 진행한 강의실이 학생들이 대여한 강의실임에도 '불법점거'라며 대학노조 명지대지부에게 경고장을 발송했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의 투쟁을 관심있게 그리고 지지하고자 하는 수많은 분들이 학 내외에 있다. 고재열 기자의 블로그에 실린 글의 답글을 보며 수많은 분들이 이 문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또한 나라는 개인에 대한 지지를 보내주신 수많은 분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강경대 열사와 구국명지, 학생운동의 '성지'였던 명지대학교는 이제 없는 것인가?

학교 당국으로 부터 출교라는 징계를 받은 고려대학교 출교 학생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이들. 언젠가 나의 미래가 이처럼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수많은 이들의 연대로 학교당국이란 거대자본에 맞선 힘겨운 싸움에서 감동적인 승리를 이뤄냈다.

앞으로 진행되는 투쟁과 우리들의 입장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할 것이다.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의 탄압에 맞설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투쟁도 연대와 지지 없이는 이길 수 없다. 고려대학교 출교학생들의 투쟁은 물론 다양한 투쟁에서 이것은 마치 교과서처럼 증명되고 있다. 이에 앞으로의 투쟁을 지지하고 후원하고자 하는 분들의 기여를 호소한다. 
 
앞으로의 투쟁에 함께 연대하고자 하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다함께 명지대 모임 - 박용석 (psr-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