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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당원의 소고


아! 민주노동당이여!
위기의 민주, 절망의 노동, 그리고 당.


민주: 1.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

           2. <정치>=민주주의

노동: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당: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


 모 포털 검색의 사전검색을 통해 ‘민주’, ‘노동’, ‘당’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했다. 이 세가지를 모두 합친 이름이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민주노동당의 이름을 사전적 의미의 조합만으로 해석해보면 민주노동당은 ‘민주’라는 이념적 가치, ‘노동’이라는 계급적 가치, ‘당’이라는 구조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일각에서 ‘민주노동당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일고 있다. 명실상부 한국 유일의 진보정당이자 노동자 계급의 당으로서 그간의 민주노동당의 행보와 성과는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왜 민주노동당은 위기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가? 민주노동당은 진정 위기인가? 한번 톺아보자.


민주노동당 ‘분당 위기’의 실체

 민주노동당의 분당 위기는 최근 당내 일부 의견모임에서 제기되는 대선책임론이 그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연이어 3%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한 것의 책임소지를 두고 의견모임 간에 상호 비난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소위 평등파로 불리는 의견모임은 자주파의 ‘패권주의’가 문제라며 ‘탈당’, 내지는 ‘재창당론’을 앞세워 자주파 의견모임을 맹공하고 있다. 이에 맞선 자주파는 평등파가 ‘분리주의’에 빠져 당내 권력을 둘러싼 알력다툼에 당의 존폐를 걸고 도박을 벌이고 있다며, 당에 ‘해악’을 미친 평등파의 ‘책임 있는 사퇴’를 주장하기에 이르고 있다.


 어느 한쪽의 의견도 ‘맞다’, 또는 ‘틀리다’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자주파 일부의 ‘패권주의’는 비판받아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평등파 일부의 ‘분리주의’ 또한 그간 진보진영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말로 표현되었다 하더라도 실상 ‘패권주의’와 ‘분리주의’는 굉장히 닮은꼴이다. 동내 꼬마아이들 싸움을 말릴 때처럼 ‘둘 다 똑같아’라고 말해주고 싶다. 기실 대립한 의견그룹 간에는 차이점보단 공통점이 더욱 많으며 주요하다.


 또한, 이런 종파 갈등이 대선 지지율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 할 수 있는가? 물론 일정부분 대선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선 결과가 평등파의 분당논의 때문에 또는 자주파의 패권주의 때문에 촉발됐다 하기엔 그 연관관계를 입증할 만한 공증된 증거가 부족하다. 어느 한 종파만의 과오나 실책으로 판단 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이와 같은 논의를 증명하고 파고들자 하면 한이 없다. 자주파와 평등파의 분리가 촉발되던 시기부터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서로를 힐책하는 것이 지금 두 의견모임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들은 ‘싸움에 엄마, 아빠, 할아버지까지 끌어들이는’ 유아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애초에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었다. 다시 논의의 시발점으로 되돌아 가보자.



자주파의 주장: 평등파의 분당 논의 (종파주의) -> 대선참패 -> 민주노동당 위기

평등파의 주장: 자주파의 패권주의 (종북주의) -> 대선참패 -> 민주노동당 위기

 이것이 지금까지 자주파와 평등파가 서로 비판의 날을 곤두세운 내용의 간략한 도식화다. 여기서 평등파와 자주파는 서로 비판하는 지점에 있어 상호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분리주의와 패권주의 논쟁은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말처럼 어느 한쪽의 잘못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자주파의 패권주의도 일정부분 사실이며, 평등파의 분리주의적 분당논의도 일정 부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민주노동당의 주요한 위기는 아니다.


 기실 민주노동당의 기층은 당이 패권주의와 분리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정파연합체로서 작용하고 있기에 동의하는 개인들이 상당수다. 그 안에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전선으로서의 당’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 ‘위기’가 아닌 민주노동당만의 ‘강점’이다. 그러나 당내 주요 의견그룹인 평등파와 자주파가 이런 지점에 접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이 진정 위기를 불러 올 것이다. 당의 기층은 급격히 분화 될 수밖에 없다.
 논의 자체가 불가하다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논의에 대선 결과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당의 존폐는 물론 한국 진보운동의 운명을 뿌리 채 흔드는 무책임한 행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2007 대선, ‘참패’하였는가?    

 다시 한걸음 더 되돌아가보자. 2007 대선, 참패하였는가? 답은 ‘패배 했다’가 맞다. 이것을 패배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참패라는 분석은 과도하다. 또한, ‘그 책임이 당내 일부 의견모임에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그 어떤 의견모임도 쉽게 답을 낼 수 없어야 한다. 이미 물음 자체가 잘못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나 쉽게 답을 내고 있다. 다만,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잘못이 없는데 전부 다 너 때문이다’라고 말하고들 있다. 이런 현실에서 실제 유효한 대선평가는 뒷전이다. 왜 이번 대선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대안적 분석은 없다.


 대선의 책임이 일부 의견모임의 독단적인 공략제시에 있다는 평가는 유효하지 않다. 대선에서 합리적이고 대안적인 공략과 정책을 가지고 임했으면 승리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을 거꾸로 생각해보자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보다 합리적이고 대안적인 공략을 내새웠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적 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이다.’, 그 안에서 사상의 논리적 타당성이나 우월함을 아무리 외친다 한들 지배계급의 사상 안에 갇혀 허우적댈 뿐이다. 당은 지금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실천이 절실하다. 그간의 실천 활동들이 유효하지 않다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중하지 못했거나, 아직은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다.


 삼성 BBK 특검법 발의, 신자유주의 분쇄 투쟁, 이랜드 파업 연대 등 수많은 산적 과제들이 아직까지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과거 ‘효순이, 미순이 사건’, ‘탄핵반대시위’ 등과 같은 전폭적인 대중의 지지를 받는 운동 또한 이번 대선 기간동안 건설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패배는 이미 예견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참패’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위기의 민주, 절망의 노동, 그리고 당.

 신자유주의와 금융세계화, 미국의 제국주의가 전 세계를 관통하고 있고, 미 제국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그리고 세계금융 물산의 허브국가로서 작용하는 한국에는 이로 인한 민중의 억압이 극대화 되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보자. 'Dirty Election', 외국의 한 언론이 한국의 2007년 대선을 평한 기사의 제목이다. ‘말도 안 된다’를 넘어 ‘더럽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미국의 ‘워터게이트’와 같은 사건이 한 후보에게만 5건이 넘는다. 그런데 그 후보가 당선 되더라”라는 내용의 기사다. 민주의 가치는 바닥에 떨어졌다.


 88만원 세대란 말이 통용되고 비정규직이 양산된다. 노동의 가치는 이미 땅에 떨어진지 오래고, 그 땅에 떨어진 가치마저 짓이겨져 그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다. 과거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대규모 노동 항쟁이 일어났다. 그러나 2007년 한해, 분신을 기도하였거나 공권력에 의해 타살된 노동자의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임에도 광범한 대중적 운동은 그 기미조차 없다. 말 그대로 절망적이다. 


 ‘민주노동당’, ‘진보정당’은 이런 상황에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이렇게 된 현실이 누구의 탓인지를 따져야겠지만, 그 방향을 잘못 짚었다. 왼쪽으로 향한 날 서린 비판의 칼날을 오른쪽으로 돌리자. 그렇게 하는 것이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한다고 말하는 자는 당을 떠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위기’라고 말하며 서로에게 당을 떠날 것을 주장하는 평등파와 자주파 모두는 ‘당을 떠나야 할 자’가 아니다. 물론 ‘당을 떠나야 할 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내문제의 해결이란 거짓된 탈을 쓰고 자본계급과의 연합조차 꺼리지 않는 조승수씨 같은 자들에겐 정중히 당을 떠나줄 것을 권한다.


민주노동당은 어디로?

 지난 22일, 연세대학교 공학관에서는 민주노동당 6기 전국학생위원장 후보자들의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번 전국학생위원장 후보 정책토론회는 미래의 당을 건설해나갈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생 당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이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


 이번 전국학생위원장 후보에는 자주파로 거론되는 한 후보와 당내 의견모임중 하나인 ‘다함께’의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소위 평등파 학생운동단체로 거론되는 ‘행진’은 당내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분당논의에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는 이번 토론을 통해 알 수 없었다.


 평등파 학생운동 단체는 이전부터 당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이번 토론을 통해 본 한 후보의 입장은 매우 우려스럽다. 선거에 임박하여 특정 정파의 입장을 비판하는 것이 지금의 분당 위기에서 그리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기에 실명 비판은 삼가겠다. 하지만 앞의 글들을 읽고 당 학생위원회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민주노동당 학생 당원이라면 어느 후보의 의견이 우려스럽다는 것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학생위원회 선거를 비롯한 각급 위원회와 대의원 선거의 결과가 이후 분당논의를 비롯한 당내 전반의 상황을 해결할 수도 악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현재의 시점에서 정파의 연합체인 것이 분명하다. 허나 이번 당내 선거에서 자신의 정파만을 위한 투표가 아닌 한국사회와 미래의 진보정당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폭 넓게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덧붙여 ‘행진’은 조속히 당에 가입하길 바란다. 필자 또한 과거 평등파 학생단체의 일원으로 활동하였지만, 지금과 같이 당과 분리되어 활동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은 물론, 한국사회 전반의 진보에 미칠 순 작용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 민주노동당이여... 이제는 진정 전진이다.

Posted by 아프로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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