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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살맛나는사회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단상. 난 노무현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 단지 지배계급의 분열을 볼 뿐이다.


노무현 정권, 막연한 기대로 출발해 도처에 배신을 보여주며,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누군가는 "노무현이 이명박의 아버지다. 그래서 노명박이다"하고 부르짖는다.

노무현의 죽음에 슬퍼하는 이들에게 할말은 "이성을 되찾으라"다.

노무현이 한 '짓'들이 그가 다른 이보다 비교적 덜 했다고 용서될 일들이었던가?


 '사이비 진보' 노무현의 반사이익으로 권력을 거저주은 이명박.
그의 득표율은 사상 최고였으나, 그의 지지도(투표율 대비 득표율=약 20%)는 사상 최저였다.
연이어 치러진 2008년 총선 결과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좌> 2007년 대선 대선 개표 방송 <우>2005년 한-미 FTA 반대 시위에서 파손된 경찰차량
<자료출처> 블로거의 이전 글 되돌아본 2008, 그리고 2009년 1- 한 소띠 청년(85년생)이 바라본, 이명박 정부 출범에서 촛불운동까지



<블로거의 이전 글> 
되돌아본 2008, 그리고 2009년- 두번째 이야기.
- 한 소띠(85년생) 청년이 바라본,
   촛불의 방어를 위한 노력과 경제위기의 심화
中 일부 발췌

 김대중 정부의 배신 역시 큰 실망감과 분노를 안겨주었지만, 노무현 정권의 배신은 더욱 큰 분노와 실망일 수 밖에 없었다. '미군의 효순양 미선양 살해 규탄 촛불운동'과 '노무현 탄핵 반대 촛불운동'은 노무현이란 사이비 진보개혁 정권에 대한 대중의 염원이 어떤 것이었는지 설명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노무현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염원은 거리의 대중행동으로 표출될 만큼 큰 것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를 철저히 배신했다. 한나라당에서 광우병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며 때때로 제기했던 '설거지론'을 필 수 있는 것은 바로 노무현과 이명박이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대놓고 밀어붙이는 것과 살살 구슬리고 속여가며 꼼수를 부린 차이 정도다.

 2005년 [한-미FTA반대시위] 서울 종로구청 앞-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분사한 소화기처럼...
노무현도 물대포와 소화기가 없었다면 정권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꼼수라고 하지만 노무현이 이명박과 달리 국민들에게 매우 친절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그도 경찰의 곤봉과 소화기, 그리고 물대포에 의존하여 국민들의 권리를 짓밟아 왔다.


 이라크 파병 5년 - 국민혈세 7260억원 탕진, 이라크 파병은 노무현 정권이 저지른 최악의 범죄였다.

실상 한나라당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정책의 대부분은 노무현 정권도 추진했던 것들이다. 한-미 FTA, 비정규 악법, 기업규제 완화, 공기업 사유화, 그리고 심지어 파병마저 밀어붙였다. 이라크 파병 5년간 투입된 국민의 혈세가 무려 7260억원에 달한다. 이것은 모두 국민의 혈세이며, 미 제국주의에 편승하여 중동 석유패권의 떡고물이라도 주워 먹으려는 더럽고 치졸한 발상이었다. 노무현은 이명박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부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노무현 정권 말 국가보안법으로 200여명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노무현 정권은 3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더 많은 이들이 실업과 빈곤, 절망에 내몰리며 한국의 자살율은 전세계 최고를 유지한다.

한-미 FTA는 한 노동자의 몸에 불을 붙였다.

가혹한 노동 탄압으로 한 노동자를 할복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대형 덤프트럭으로 짖이겨 버렸다.

비정규직 악법으로 아직까지 도처에 비정규직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은 인류 역사의 가장 끔찍한 행위인 전쟁마저 벌였다.
이라크에 파병은 물론, 그로 인해 김선일씨가 끔찍한 죽임을 당하게 됐다.
한국은 그 이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국가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그럼에도 슬퍼하는 이들이 이해 되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아직 이명박이 살아있다. 독재자, 죽어 마땅한 학살범들도 말이다.

그나마 깨끗한 지배자, 그래도 조금은 착한듯한 지배자.
그 이미지가 노무현에게 덧씌워져 있으니까 말이다.

그건 남한의 비극이다.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이 학살한 광주의 시민들. 그는 아직 전직 대통령이라 불리고 있다.
그는 노무현의 죽음에 "전직 대통령 답게 조금만 더 굳건하게 버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한다.
정말이지 웃지 못할 코메디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이들을 줄세우면 그나마 제일 나은게 노무현이라고 생각될테니 말이다.

학살자들을 줄세워 놓고 누가 사람을 제일 덜 죽였을까를 경쟁하는 미친 키재기에 
수많은 이들이 이성을 잃고 슬프다 말한다.

그러나 슬퍼하지도 절망하지도 말자.

노무현의 죽음은 지배자의 죽음일 뿐.
우리의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는 지배세력간의 경쟁에서 뒤쳐졌을 뿐이다.
누가 더 잘죽이고, 누가 더 잘 뒷돈을 챙기고, 누가 더 부자들만의 배를 채우줄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그들만의 리그'의 초라한 패배자가 된 것 뿐이다.

노무현의 죽음에 슬퍼할 여력이 있거든, 
지금 당장 자신의 주위가 얼마나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지부터 살피자.

두명 중 한명을 해고하겠다는 쌍용차 평택공장.
도처에 널려 있는 비정규직 해고 투쟁 사업장.
길거리에 내몰려 사냥당하는 이주노동자.
미래를 빼앗긴채 경쟁으로 내달리는 학생들.
전세계 경제위기로 심화되는 국제 분쟁.

이 뿐인가? 슬퍼할 일이 너무도 널려 있지 않은가?

그리 슬프지도 않은 신파극을 보며,

그 처지를 자신에게 억지로 끼워맞춰가며 눈물 지을 만큼 우리의 처지는 한가롭지 못하다.

노무현을 애도한다고 해서 당신의 절망과 슬픔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 역시 당신을 슬픔에 뻐지고 절망하도록 만든 장본인 중 하나일 뿐이니까.

또한, 노무현의 죽음은 그리 슬퍼할 일이 아니다.
경제위기라는 역사의 격변기에 분열하고 있는 지배계급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자들의 균열은 지배당하는 자들이 반격에 나설 기회다.

왼쪽 깜빡이를 켠 채 우향우 하던 정치세력이 몰락하고 있다.

이명박은 오로지 경찰의 폭력으로만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적 식물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절망이 아니라, 반격의 기회가 주어졌다.

                                                      살 가치가 없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노무현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을 죽음과도 같은 고통으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 정권의 말로를 이명박에게도 안겨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