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O~유익한독서

[독서평]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 극본: 하워드 진/ 번역: 윤길순/ 출판: 당대


[독서평]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 극본: 하워드 진/ 번역: 윤길순/ 출판: 당대/ 가격: 9,800 원


이 연극은 1995년 워싱턴 D.C에 있는 처치 스트리트 극장(Church Street Therater)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맑스가 그의 저서 자본론에서 말했던 자본주의의 모순들이 극대화되어가고 있는
오늘날의 자본주의 세계, 그 중심지인 미국의 Soho Street에 온다면?

마르크스가 주연인 1인극 형식의 연극을 통해 세계의 지성인,
하워드 진은 우리에게 말한다.


" 그런데 여러분은 이상하지 않으세요?
왜 이렇게 내가 죽었다고
거듭 선언할 필요가 있을까요? "


< 극 중 마르크스의 독백_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르크스의 청중을 향한 독백으로 진행된다 >



 <책의 머리말 중에서 인용>

  그래서 한참 골머리를 앓은 끝에 약간 공상적이지만 마르크스를 현재로 불러내자는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가 미국에 나타난다면, 19세기 유럽에서의 삶도 회상하면서 오늘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논평을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래서 나는 관료주의적 당국의 실수로(어떤 당국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르크스가 자신이 살던 런던의 소호가 아니라 뉴욕에 있는 소호에 돌아오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나는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어 주류 언론과 정치 지도자들이 거의 미친 듯이 기뻐 날뛸 때 이 희곡을 썼다. 왜냐하면 그들이 볼 때는 자신들의 '적'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 사상 자체가 불신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승리를 거두고, 마르크스주의는 실패했던 것이다. 마르크스가 정말 죽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비에트 연방은 물론 '마르크스주의'를 지향하면서 실제로는 경찰국가를 세웠던 나라들이 결코 마르크스가 말한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나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이 오늘날에도 근본적으로 옳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의 분석이 옳다는 것은 날마다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사건들이 명명백백히 입증해 주고 있다. 

우리가 세계화라고 하는 것도 마르크스는 분명히 예견했다.

…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신문에 대서특필된 기사들을 보면서도 마르크스는 하나도 놀라지 않는다. 그는 대기업의 합병을 예견했고, 이것은 오늘날 더욱더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빈부격차의 심화 역시 예견했고, 이는 오늘날 각 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국민 사이에서는 더 한층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쪼록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가 그 시대와 그 시대에 마르크스가 차지한 위치 뿐 아니라 우리 시대와 우리 시대에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역시 조망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굳이 특별한 서평을 덧붙일 것도 없이, 본문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고자 한다.

 
   "더! 더! 더!"를 외치며 계속해서 많은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탐욕은 세상을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트립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버리지요. 예술, 문학, 음악, 심지어는 아름다움 자체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인간도 상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공장 노동자뿐 아니라 의사, 과학자, 법률가, 시인, 화가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모두 자신을 팔아야 합니다.
 
 그때 나는 새로운 산업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일에서 소외된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기계와 매연, 악취, 소음이 사람들의 감각에 침투하면서- 사람들은 이것을 이른 바 진보라고 부릅니다만- 자연으로부터도 소외되지요. 사람들은 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서로 적대하면서,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일어나면서, 서로에 대해서도 소외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이 아닌 삶을 살면서, 자신이 정말 살고 싶은 삶을 살지 못하면서, 그런 삶은 꿈이나 환상속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소외되지요.

그렇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예, 물론 나도 그것이 가능성일 뿐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이제는 그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나는 지나치게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이젠 나도 압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더이상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말은 하지 맙시다. 그냥 이 지구의 엄청난 부를 인류를 위해 쓰자고 합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도록 합시다. 식량과 의약품,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나무와 풀, 즐거운 가정, 몇 시간의 노동과 그보다 많은 여가 시간을 줍시다. 그걸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지 마세요. 인간은 누구나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그냥 이 지구의 엄청난 부를 인류를 위해 쓰자고 합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도록 합시다.

식량과 의약품,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나무와 풀,
즐거운 가정,
몇 시간의 노동과 그보다 많은 여가 시간을 줍시다.

그걸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지 마세요.
인간은 누구나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 함께 읽어 보면 좋을 책
 
 마르크스 평전 - 저자: 프랜시스 윈/ 번역: 정영목/ 출판: 푸른숲/ 가격: 20,000 원

새천년의 마르크스주의 - 저자: 토니 클리프/ 번역: 정영욱/ 출판: 북막스/ 가격: 7,000 원

삐딱이들을 위한 맑스 가이드 - 저자: 마이크 곤살레스/ 번역: 이수현/ 출판: 다함께/ 가격: 2,000 원

->
본 서적은 <다함께>가 발행한 소책자로 일반 서점에서는 '아직' 구입하실 수 없습니다. 
인문사회과학 서점이나 다함께 홈페이지 소책자 구입(http://www.alltogether.or.kr/4_book/1_main_list.jsp),
다함께가 진행하는 포럼 가판과 <레프트 21> 거리가판 등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