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씨는 "힘들다. 이제 그만 그 짐 내려놔라. 그리고 꼭 밥 한번 먹자."며 농성장을 찾아 온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과의 면담 내용을 블로그에 올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 배우 김여진의 블로그 [무조건 행복]> |
'너에게'란 감동적인 글 잘 보았습니다.
그날 여진씨(이렇게 불러도 될까요? ^ ^) 짐 들어드렸던 학생이에요.
나름의 답장 (제게 쓴 글은 아니지만) 겸,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여진씨의 심정을 적은 글 잘보았어요. 여진씨께서 총학생회장 김용하씨에게 적은 글을 보고 든 생각과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여진씨는 잠시 은행에 가셔서 못 보셨을 일이었겠지만 말이죠.
그 날 미디어 몽구님이 농성장에 왔습니다. 일찍이 안면이 있던 저와 인사를 나누고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곧 김여진씨가 오신다길래 함께 김여진씨 마중을 나갔죠.
오시자마자 농성장에 뭐가 필요한지, 어떤걸 사가지고 가면 좋을지 물었고 함께 재래시장으로 갔습니다. 여진씨께서 현금을 뽑으러 잠시 은행에 간 사이 반찬가게 아주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 많은 반찬을 다 어디 사가는 거냐며 학생들 행사가 있냐며 물어보시는 아주머니께
홍익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장에 가져다 드리려고 사는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여진씨 짐 들어드렸던 명지대학교 학생이에요. 함께 재래시장에 반찬 사러 가서 반찬 가게 아주머니가 홍익대학교 학생이냐고 참 고맙다고 어려운 사람 돕는 착한 학생이라고... 말하는데.. 아뇨 전 명지대학교 학생이에요 라고 차마 말할 수가 없더라구요. 문헌관 1층에 어머니들 돕는 진짜 착한 학생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있다고, 전 그 사람들 대신 왔으니까 저도 홍익대학교 학생이라고... 그렇게 ... 그렇게... 살짝 눈시울까지 붉어져서는. " 네 전 홍익대학교 학생이구요. 진짜 많은 학생들이 어머니들 돕고 있어요!!! 학생들이 나서야죠!" 지금도 추운 바닥에서 철야농성하고 있을 홍대 학생들에게도 더 힘내라구 말하구 싶네요! 사실 전 총학생회장에게 화가 너무 많이 나요. 지금이라도 총학생회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는다면 어린 학생이 불쌍하다구.. 그런생각도 들지만... |
여진씨 블로그에도 답글로 남긴 글인데, 답글이 너무 많아서 못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옮겨 왔어요.
지난 2009년 전 명지대학교 당국이 해고한 행정조교 누나들과 거의 1년이 다되도록 함께 천막농성을 했었어요. 그 당시 명지대학교 총학생회도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었죠. 축제에 천막이 방해가 되니 철거를 해달라는 둥. 집회 소음이 학습권에 방해가 되니 자제해달라는 공문까지 발송하기도 했구요.
전 그런 학생들을 불쌍한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학생들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아요.여진씨와는 다른 부분이죠.
정말 만에하나, 홍익대학교 노동자들의 싸움이 명지대학교 조교분들의 싸움처럼 지금같이 큰 사회적 동정 여론을 모으지 못하는 그런 싸움이었다면... 저 총학생회장 눈썹하나 까딱이라도 했을까요? 있지 않은 일을 가정하는 건 좋은 버릇은 아니지만 말이죠. 전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이 충분히 상상이 가요.
안타깝게도 지금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 김용하 씨는 '의도적 무지'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에게 따듯한 말도 때론 약이 되지만, 전 진짜 중요한건 이 싸움에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는 진짜 멋진 친구들이 힘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김여진씨의 글, 잘 읽었고 만에 하나 저의 답글. 읽으신다면, 꼭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과는 달리 진심을 다해 농성장에 함께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응원의 글 부탁드릴게요.
농성장이 많이 추워요. 6시만 되면 난방도 끊기는 그 찬바닥에서 몇일째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 그 친구들에게도 힘내라고 한마디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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