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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젊은대학

불타는 대학신문 이들의 눈물 닦아줄 이 누구인가?<3.17일 울산대학신문사 기고 글>

불타는 대학신문, 눈물 흘리는 기자들.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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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 탄압의 논리, 그 심각한 오류

 대학신문의 생산자본을 제공하는 학교의 권익을 침해하는 내용이니 대학신문이 탄압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는 일면 타당하게 느껴진다. 이런 논리는 삼성의 대학 사유화를 풍자하는 삽화를 삽입한 성균관대학교 교지의 편집위원들을 해고당하게 했고, 총장의 독재행정을 비판했던 동덕여대학보 기자전원 해임을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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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관점이 지속되면 대학신문은 그 어떤 내용도 실을 수 없는 신문이 되고 만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매우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대학신문의 생산자본은 학교의 것이 아니다. 대학신문은 학생들을 위한 신문(목적), 학생이 만드는 신문(구성), 학생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지는 신문(생산자본)이다. 이를 배반한 신문은 존재가치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학생을 위하고 있지도 않다. 무색채중도노선을 표방하는 대학신문들이 그러하다.


대학언론을 위한 짱돌과 바리케이드

 그 제목이 20대를 규정하는 세대규정으로 자리 잡은 책이 있다. 바로 ‘88만원 세대’란 책이다. 이 책의 표어이자 가장 주요한 주장은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이다. 이 문구에서 이미 언론탄압에 함께 맞서야 하는 당위성과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사례로 차근차근 설명하겠다.

 고려대학교에는 ‘언론자치협의회’를 통해 중앙교지인 ‘고대문화’의 교지대금을 5개 자치언론이 회의를 통해 나눠 갖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 조치의 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대학언론은 더 이상 소수가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 모두의 것이 되었다. ‘고대문화’ 혼자 어렵게 이끌고 나가던 싸움에 함께 짱돌을 들고자 한 수많은 학생들이 있었고 이들을 위해 ‘고대문화’는 바리케이드를 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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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고려대학교의 사례다. 최근 말 많은 고려대학교 출교학생회(이제는 퇴학생이 됐다)의 예를 보자. 이들의 투쟁은 대학통폐합 과정에서 ‘고려대학교병설보건대’ 학우들의 권익(학생회 투표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힘겹고 지난한 싸움이었지만 이들은 승리했다. 결국 또 퇴학당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말해주겠다. 이들을 지지하는 수천, 수만의 지지성명과 후원의 손길을 말이다. 이들이 출교라는 뼈아픈 칼을 맞더라도 학생들을 위해 과감히 짱돌을 들 수 있는 건 바로 자신을 지지해 주는 수많은 학생들이 바리케이드를 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언론탄압 해결을 위한 필수 조건 - 토플책을 덮어라.

 앞서 두 사례에서도 보았듯,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언론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이다. 언론은 절대 자신의 수요자(동시에 생산자본 공급자)가 설정한 사회적 틀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이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다. 그러나 대학언론의 경우 이 속성을 지키는 것조차 힘이 든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의 대학언론은 학우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대학언론의 이와 같은 싸움의 수혜자는 바로 학생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을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야 하는 것이 누구인지 분명해 질 것이다. 그것은 또한 학생들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토플책이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지금당장 당신의 바리케이드와 짱돌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은 바뀐다.


박용석/ 대학언론연대<준> 언론탄압대책위원장

              前전국대학신문기자연석회의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