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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젊은대학

명지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민주노동당 NO" 문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명지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한 선본이 "민주노동당 NO" 라는 문구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는 비운동권임을 자처하던 이들이어서 총학생회의 정치성이란 문제가 다시금 대학가에 불거지고 있는 듯 하다.

과거 2004~5년을 전후로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진보 세력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격이 전 사회, 심지어 대학사회에까지 팽배했다. 이때부터 소위 운동권 '스펙쌓기'라는 선거 프레임이 대학가에서 먹혀들기 시작했고 뉴라이트라는 사회 정치세력이 대학가에도 무섭게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2004년과 2005년 전경련 산하 우익 학생들의 모임인 EIC총회 회장 출신이 각각 연세대와 명지대에서 총학생회장에 당선됐고 조.중.동과 같은 보수 언론들은 이를 대서특필하며 대학생들의 우경화라며 자축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의 황금기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사이비 진보정권 노무현의 실체가 폭로되어 그 지지를 잃은 진보세력은 이명박 정권이란 거대한 괴물 정권에 맞선 투쟁들 속에서 다시금 지지를 회복했다. 2008년과 2009년 이명박 정권에 맞선 광범한 투쟁인 촛불 항쟁과 용산참사 쌍용차 점거투쟁 박종태 열사의 항거 등. 이명박 정권의 가혹한 반서민 노동자 탄압은 대중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그에 맞서 일관되고 끈질기게 싸워 온 진보세력에 대한 지지가 다시금 회복되고 있다.

2008년과 2009년 진행된 전국의 대학선거에서 진보, 혹은 촛불 후보들이 대거 당선된 것은 그 방증 중 하나다. 한 진보 학생운동 경향은 촛불 이전보다 학생회 당선자 숫자가 두배 넘게 늘어 40여개의 대학에 이 경향의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가 당선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비운동권'이더라도 당당하게 '비운동권'임을 주장하는 학생회 선본은 더는 보기 힘든 대학가의 모습이 되어가는 듯 했다. '비운동권'이란 말 자체가 운동권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모종의 다른 정치'를 주장하는 모순된 말인데다 운동권에 대한 지지가 다시금 학생 사회에서 회복되며 운동권을 공격하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인 선거 전술이 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또다시 마녀사냥식의 이념 공세가 한 대학에서 자행되고 있다.안타깝게도 내가 현재 재학중인 모교 명지대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The 올림> 선본의 “민주노동당 NO” 문구에 대해
                              항의합니다

돌아오는 23일은 총학생회 선거일입니다. 학교 내에서 많은 선본들이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부착된 선본 <The 올림>의 자보형 선거홍보물에 “학교라인 NO, 민주노동당 NO” 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걸 발견한 우리들은 상당히 당혹스러워졌습니다.

민주노동당 NO 라는 문구는 학교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에 대해 전면적 공격을 해 온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이라는 특정 정파를 언급함으로써 학생들이 어떠한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학생회에 목소리를 내는 게 부당하다는 인식을 전제하게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개진할 자유가 있습니다. 이런 식의 네거티브는 학내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근거 없이 탄압하는 것에 다름없습니다. 더군다나 민주노동당은 현재 선거에 전혀 개입하는 바가 없습니다. 총학생회 후보로 나온 세 선본 중 한 선본은 ‘자주적 학생회’로 분류되는 선본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전혀 민주노동당과 관련이 없습니다. 즉, 민주노동당 NO 라는 문구는 있지도 않은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공격하는 꼴입니다.

이런 식의 네거티브는 학생들의 인식을 민주노동당(소위 운동권)과 그렇지 않은 학생회로 갈라놓고 몰아가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런 공격을 가만히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명지대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올해 초에 있었던 총학생회 부정선거 논란에 이의를 제기했던 민들레를 지지하는 의견을 표명한 바가 있습니다. <The 올림>의 정후보인 이정우 학우는 민들레가 총학생회에게 사과하라는 의견을 담은 자보를 부착했습니다. 이것은 의견차이입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뿐만 아니라 명지대 학생들의 10분의 1가량이 총학생회의 재신임을 묻는 민들레의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학내 문제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자유가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견들을 민주노동당이라는 하나의 색깔론으로 환원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에 대해서 공격하는 것은 학내의 다른 정치적 학생모임을 공격하는 것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학교 내의 다양한 쟁점들에서 정치적 의견을 펼쳐왔습니다. 그런 의견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가 공격받는다면 당연히 학내의 다른 정치적 모임들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The 올림> 선본의 자보형 선거홍보물의 “민주노동당 NO”문구가 학생들의 정당한 정치적 욕구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항의하는 바입니다.

                                                     2010년 11월 16일

다함께 명지대모임, 명지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명지대 진보신당 학생위원회
(가나다 순)


하지만 과거와 지금은 다르다 광범한 학생들의 지지는 아니더라도 더는 모호한 말로 학생들의 정치참여의 권리를 조롱하는 불순한 정치세력(비운동권임을 주장하는, 혹은 주장했던 학생회)들에게 진보세력들이 당하고 있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빨갱이 덧칠하기 식의 수구적 이념 공세를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진보운동 단체들의 대응을 지지한다.
위 단체에 속한 개인으로서 또 명지대학교의 학생 중 한명으로서 이전에는 '비운동권'임을 주장하고 이제는 'NO민주노동당'을 외치는 빤히 보이는 저들의 속내에 분노한다. 네거티브식 이념공세에서 벗어나 진지하게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충고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