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대학의 교수협의회-
교육감은 사퇴해야 되고 이사장은 안된다고? 왜?
명지대학교에서 사상 초유의 재단비리가 밝혀졌다.
이사장이 대학의 교비 2500억원을 횡령-유용한 혐의가 밝혀진 것이다.
경향신문 1면에 실린 명지대학교 재단 비리 기사. 아. 그리고 그때도 날치기였구나 |
그리고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합의 26부는 자신이 운영하는 명지건설이 부도위기에 놓이고, 연대보증을 선 자신의 파산이 우려되자 교비 수백억원 등을 빼돌리는 등 2400억원의 사학 비리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 등)로 구속 기소된 유영구 명지재단 이사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일이 이렇게 되는 동안 대학의 교직원과 교수들은 무얼 했나?
사실, 교직원이든 교수든 사립대학의 오너를 사장님으로 모시고 있는 직장인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그간 대체 무얼 했겠나.
자기들 밥그릇 지키기 내지는 그들의 범죄에 동조했거나 그것을 묵인해 줬을 것이라는 것은 뻔한 일이다. 그들은 사태가 이렇게 진행되는 동안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말 하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말도 안했으면 차라리 좋겠다.
결국 학생들이 나섰다. 재단비리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과 용인 각 캠퍼스에서 구성됐고, 명지재단에 속한 학내외 단체들에게 동참을 호소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동참의사를 밝힌 단체는 하나도 없었다. 그 중에는 명지대학교 교수협의회도 있었다. 교수협의회가 밝힌 이유는 "아직 재판이 진행중이므로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였다.
'자랑스런<?>' 명지대 교수협의회장- 진보 교육감 퇴출에는 앞장섰다.
그 사이 곽노현 교육감의 금품 청탁 혐의가 떠들썩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의 구속수사를 요구한다는 시민들의 시위에 대한 뉴스를 보다 어디선가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교.수.님. 이었다.
역시 교수님은 '사회정의<?>'를 위해 단지 강단에서가 아니라 거리에서 '몸소 실천<?>'하고 계셨다.
그. 런. 데.
이 뉴스가 방영된 건 지난 8월이다.
당시 곽노현 교육감의 혐의는 아직 수사중이었다.
왜 똑같은 '혐의'일 뿐인데 누군가의 일에는 시위를 하고,
누군가의 일에는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기에 나설 수 없는 것일까?
교수협의회 회장이 바로 조동근 교수다.
최대한 관대하게 생각해보자. 조동근 교수는 불타는 정의감으로 함께 이사장 퇴출과 횡령금액 환원을 위한 시위에 나서고자 했지만 다른 '나쁜 교수'들이 맊았을 수 있다.
정말 그랬던 걸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간 수업을 수강하거나 평소 친분이 있는 몇몇 교수들에게 물었던 결과. 학생들의 비상대책위원회 참가 요청에 대한 교수협의회 회의는 열린바 없다.
그렇다면 이 사안에 대해 누가 결정했을까?
총학생회의 명의로 비상대책위원회에 함께 참가하고 각 단체의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는 공문을 수신한 것도 교수협의회 회장인 조동근 교수다. 그는 이 중대한 사안을 회의에 부치지도 않고, 자의적으로 거절한 것이다.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건 핑계였을 뿐이다.
- 그 분의 홈페이지에서 답을 찾다.
'온정적 간섭주의와 평등주의는 따듯해 보이지만 종국적으로 가난에 이르는 길'이라고 자신의 홈페이지
메인에 올려놓으셨다.
아마도 그 분의 생각은 이러하신 것일 테다.
애들이 밥을 먹건 말건, 인권을 침해당하건 말건 간섭하는 건 나쁘니까요.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는 건 애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을 간섭하는 거니까요.
돈 많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랑 '좌파' 교육감은 다르니까요.
그 두사람을 똑같다고 말하는 건 온정적 평등주의일 뿐이니까요.
그렇게 해서 우리가 종국적으로 가난에 이르면 안되니까요.
조동근 교수님의 '우리'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속하지 않으니까요.
여러분 이런 사람이 대학에서 교수랍시고 수업을 합니다.
그리고 전 그 대학 다녀요.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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