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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살맛나는사회

아니거든~! 비정규직 안 되거든~!! < 2007/09/05 16:32 >


비정규악법 폐기와 비정규투쟁 사업장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경영하기 좋은 나라 대통령 놈현(가명) : “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를 하기  위한 일입니다”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 : “아니거든~”


노동자 없는 나라 노동부장관 이쌍수(가명) : “요즘 젊은이들은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KTX 비정규 여승무원 : “아니거든~”


딴나라당 국회의원 이갱제(가명) : “출산의 고통은 컸으나 비정규직 보호에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뉴코아 비정규 계산원 : “아니거든~”


인권이 뭔지 모르는 국회의원 이모키(가명) : “비정규직 문제는 인권문제가 아니다”

홈에버 비정규 판매원 : "아니거든~“


경영자 계모임 : “최근 노동계의 불법행위는 정부의 ‘불법필법’의지가 철저히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비정규직 : ......(이젠 할 말도 없음)


 


9월 3일 오후 1시 세종로 소공원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아픔과 설움을 짧게는 200일, 길게는 1000일  동안 간직해온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았다. 어디 이들의 슬픔이 200일, 1000일  뿐이었으랴 가난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낮부터 밤까지 언젠가 쨍하고 해뜰 날만 기다려온 그런 순진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해뜰 날 기다리며 조금이라도 더 잘살아보고자 노력한 이들에게 ‘비정규직 보호’라는 이름의 먹구름이 드리울 줄 누가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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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시작 전 간략한 묵상으로 의례를 하는 노동자들. 이들이 몸바쳐 일한 조국은 이들을 사지로 내몰았건만..


‘비정규직 보호법’ 누구를 위한 법인가? 누구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앞서 어떤 나라의 대통령은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그리고 어떤 국회의원은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첫 걸음이란다. 정말 할말도 없게 만든다.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비정규직화 하는 것을 보호하는 법안임이 분명하다. 이미 법안이 발효되기 전부터 수없이 제기 돼 왔고, 법안은 수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또한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악법임이 백일하에 들어나고 있다.


이것을 모르는 건지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어쨌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 자리엔 수많은 비정규직이 모였다. 실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약 200명 정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인원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 1000일이 넘는 실직상태는 말 그대로 죽음이다. 거기에 국가 공권력에 의한 출석 요구와 때로는 강제연행 또는 구속과 임금가압류까지 겪어야 하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호소하며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 절대로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옆집 똘이 아빠, 뒷집 순이 엄마의 일이다. 이런 식의 연관짓기가 아니더라도 인권이 존재하는 국가의 성숙한 국민이라면 당연히 약자들의 어려움을 살펴야 할 것이다. 어떤 국회의원처럼 이들의 문제는 인권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무지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갈가리 찢어버렸다. 무엇을. 저들의 무지스런 망발을, 그리고 전하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호소가 담긴 항의 서한을. 들어도 모르는지 듣고도 모른 척 하는지. 묵묵부답, 모르쇠로 일관하는 그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발언을 적은 현수막을 찢는 상징적인 퍼포먼스와 거들떠 보지도 않을 항의서한을 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 사이 ‘경영자계모임’ 사람들과 강남 Sexy Bar에서 화합의 축배를 들고 있을 그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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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법안 5적으로 규정된 노무현, 이상수, 이경재, 경총, 이목희의 발언을 적은 현수막과 비정규 노동자 대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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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중앙청사를 방문하여 총리실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비정규 노동자 대표단



 

이젠 정말 할말도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한번이라도 언론에 비춰지기 위한 투쟁 일변도다. 오히려 자신들의 처지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되돌아볼 겨를도 없는 그런 투쟁의 현장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내몰고 있다. 누가? 바로 우리가 말이다. 이들에게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왜? “앞에 다 말했자나~”


어쨌든 다시 설명하겠다. 비정규직 문제는 남의 일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박용석 기자
 
http://on20.net/press/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