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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젊은대학/명지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일기

[명지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일기 30] 파업 48일째 - 천막에서 자도 멀쩡한 수현이!!! 역쉬 아이들이라 그런겐가?!

2009. 4. 5(일)  - 헉~ 식목일이었구나! 이제사 알았네. 나무라도 한그루 안되면, 씨라도 심었어야 했는데. . .ㅠㅠ

 

어제는 결국 천막에서 잤다.  혹시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아이한테 상처가 될까봐 안 데려오려고 했는데. . .

사무처장님이 면담때까지는 천막 건드리지 않겠다 약조하셔서 그냥 데려왔다.

 

사람을 믿고 살자고 좀 더 손해보고 좀 더 많이 힘들더라도 믿고 살아보자고 마음 먹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하던 조교협의회때부터. . .지금까지. . . 인맥을 확실히 다시 정리할 만큼 배신감도 많이 느꼈지만,

살기위해 용기내지 못하고 학교라는 거대한 조직에 무릎 꿇은분들을 욕할 수 없었다.  부디 그 분들께 용기나는 선례가 되길. . .

 

저녁시간이라 밥먹으며 조합원들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다보니 수현이가 좀 심심했나보다.

우리 조카도 함께 와서 ( 중학생 질노시. .- 질풍노도의 시기. ..ㅎㅎ)  지루해하는 수현이와 함께 놀아서 다행이었다.

 

천막에서. . . 굳이 이불이 있는 데도 꼭 침낭에 기어들아가 자겠다는 수현이. . .

결국 작은 침낭하나를 차지하고는 뭬가 그리 좋은지 천막안을 뒹글거리며 굴러다닌다. . .

그렇게 우리를 도와주는 학생과 넷이서 잤다. ..  잠이 들어서도 천막 안 구석 구석을 확인하듯 굴러다니는 수현이. . .

주말 마다 천막에서 자는 것이 수현이에게는 즐거움인가 보다.

천막에서 자고 나서  교회에 가기 전에 아침밥을 먹는데

" 엄마, 천막 치워져?!!! " 그 눈을 보니 아무래도 천막이 없어질까봐 걱정이 되나보다.

" 음. . 엄마 일 해결되면 치워지지! " 

" 아~아!! 아쉽다. "  우리 아이의 바램과는 달리, 나는 천막이 정들어 익숙해져버리기 전에 거두어져 내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

" 음. . 그럼, 수현이는 천막이 좋아?! 천막이 계속 있으면 좋겠어?! " 뻔한 답이 나오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번 더 묻는다.

" 응. . 그치만,  엄마가 일이 해결되서 전처럼 집에 오는게 좋아. 천막은 아쉽지만 "

아이의 눈에도 나의 바램이 우리들의 소망이 보였었나보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눈에도. . .

 

 

학생회관 현관 안에 낡은 의자 하나에 몸을 의지하며 앉아 우리들을 지켜보시는 수위아저씨. . 아니 할아버지. . .

머리도 희끗희끗한 그 분도 비정규직일터. . . 먹고 살기 위해 의자에 앉아 12시간씩 우리들 행동을. . 천막을. . 관찰해야만 하는. .

 

비정규직법 때문에 만들어진 비참한 현실이라 하기에는 같은 비정규직노동자이면서도 감시하고, 탄압해야하는 상황은

그 일을 지시한 사용자측 구사대의 비인간적인 마음에서 나온 것이리라. . .

사용자측 구사대라. . .사용자라. . .. 그 사용자의 곁에서 충성스런 개 노릇을 하는. . . 같은 노동자임에도 본인은 노동자가

아닌 양. . .으시대며 인간같지 않은 행동을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저지르는 분들께 되묻고 싶다.

 

" 선생님이 그렇게 해서 얻으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

글쎄다. 눈에 보이는 직위나 몇푼의 돈을 손에 쥘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사람으로서 사람이 아니어도 좋은 면죄부는 아닐터인데

 

불혹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할 나이라고 들었다.

불혹을 넘기고도 얼굴을 똑바로 들기 어려운 행동을 일삼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기를 권한다.

 

이제 40도 안된 대한민국 서울에서 해고당해 복직투쟁하는 아줌마가 하는 말이라 무시하신대도 이 글을 읽고

가슴이 뜨끔하신 분이 계시다면 세상에 얼굴 들고 떳떳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깊이 자신을 돌아보시길. . . .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저도 반성 중입니다. 비정규직이라 눈감고 귀막고 살았던 세월을. . .

잘못된 일에도 방관하며 모른체 했던 내 자신의 비겁함을 . . . 뼈져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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