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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젊은대학/명지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일기

[명지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일기 32]파업 52일째 - 학교 정책팀과 면담하다. -드디어 완성 ^^*

2009. 4. 9(목) 날씨는 꽃분홍 봄날

 

학교와의 면담시간이 오후 2시로 잡혔다.

어제 철야로 찌뿌드드한 몸을 추스려 용인으로 향했다.

 

공식카페에 학생 글에 답을 다느라 좀 늦게 출발해서인지 차가 막혔다.

그 학생이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한자 한자 써내려갔다.

 제대로 표현했는지 확인 할 새도 없이 사무국장이 옆에서 제촉했다. (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참 내멋대로였던 것 같다. ㅠㅠ)

차가 막힐까봐 제촉했을 터인데. . .^^; ( 이제  와 여기 쓰기 뭐하지만, 짜증내서 미안. . .)

 

여하튼 훠이 훠이. . .용인 땅까지 가보니. . 딱 수요일만 해도 몽오리만 보였던 벚꽃이 만개해버렸다.

목련이 지기 전에. . 그 다음은 벚꽃이 피기 전에. . .였는데. .이미 지나버렸네. . .ㅋㅋ

그럼. .다시 모기 뜯기기 전에 해결되길. . .ㅎㅎ

 

면담 장소에 들어가니 [17차 1병과 종이컵]이 놓여있다. 목이 탈만 한 면담이 아니길 바라면서. . .

자리에 앉아 학교 측 정책팀을 기다리니 정각에 들어온다.

그런데, 4명이다. . 아직 학생복지봉사팀장이 오지 않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5분을 기다리니 헐레벌떡 뛰어와 " 길(학생회관에서 행정동?)이 좀 멀어서요. . ."

 

사무처장 : 그럼, 회의를 시작하기로 하지요. 우선, 서로 알고있는 사이지만, 공식적인 자리이니만큼

               다시 인사를 합시다.

. . . 사무처장, 기획예산팀장, 교원인사팀장, 총무인사팀장, 학생복지봉사팀장

. . . 명지대지부 지부장, 부지부장(서울), 부지부장(용인), 사무국장, 조직부장

 

사무처장 :  오늘은 실질적인 대화를 했으면 한다. 노동지청에 조정과 사후조정 진행중이지만

               총장님께서 실질적 대화를 위한 대화의 장을 제시하셨으니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보자.

               그러기 위해서 우리 총장님께서는 실처장회의라고 말씀하셨지만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팀장님들이 나오시는게 좋을거 같아서 우리 정책침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서선생부터 이야기 해보시요.

 

나 : 아~ 뭐 저희들은 계속 해서 요구사항에 대해 말씀드려왔으니까 학교 측에서 먼저 말씀하시지요?! ^^;

 

~~~~~ 순간... 정적!!! 정말 다들 우리가 먼저 말 안하면 안하기로 작정하고 나왔나부다. 딘당할. . .

             그동안 그렇게 요구사항을 이야기 했는데 또 다시 말하라니. . . 고용안정이요..고용안정....ㅠㅠ

 

결국 학교와 2시간 반을 이야기했지만 오갔던 대화내용은 그동안 교섭 중에 했던 이야기와 다를 바 없었다.

 

학교 측은  " 6개월 쉬고 행정보조원으로 조합원 모두를 고용해주겠다는 것은 정말  크게 생각해서

결정한거에요"라며 생색을 내셨고, 급기야는 동문인데, 학교에 대해서도 그렇고

대자보나 현수막도 좀 제거해주고, 집회도 조용히 해주고. . . 이런 식의 요구사항만을 늘어놓으셨다.

 

우리는 요구사항인 고용안정을 다시 전달했고( 이미 5번의 교섭중에 모두 했던 이야기)

그나마도 이번에 처음 들었다며 이제 공식적으로 알았으니 확인하고 협의해서 다음에 또 만나서

이야기 하고 또 하고 그러다보면 어느순간엔가는 해결이 될거다 라고 말씀 하시는데. . .정말. .어이상실이었다.

 

그래도 제대로 알고는 계셨는지 말씀 중에 " 여러분들이 정직원들이 해야했던 업무를 해왔었던 건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행정보조원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일을 맡기지 않고 일에 대한 부분을 정확히 하고자 해요."

 

' 아~  그렇구나! 우리가 정직원의 업무를 똑같이 하고 있었다는 거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구나?!!'

 

그래도 말씀 중에 가장 슬픈 말은 ( 아마도 그 분이 나를 지명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 .)

 " 우리는 기득권층이에요. 그런데, 노동운동같은 말을 자꾸하면 노동운동은 사회의 계급을 타파하자는 건데

   그런 식으로 하면 곤란하지. . . "


 

그런데..정말...이지. .계급이고 운동이고..노동운동이고 그런거 정말 하나도 모르고 살았고,

사실 지금도 모르거든요?!! 먹고 살자고 투쟁하다보니 비정규직이란게 이런거였구나 싶고

정말 이대로 이렇게 십수년을 일해도 사람취급 못받는 이런 자리를 내 후배에게 내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건데. . .그런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 .

그게 노동운동이라니. . .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면도 다르고 느끼는 생각도 다르겠지만, '진심이 진심으로 통하지 않을 수도 있구나!'를

느끼는 순간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는 분노와 슬픔으로 쓰나미를 한대 맞은 듯 했습니다.

 

이제 싹쓸려나간 자리에 무엇을 채울까요?! 한량없는 분노를?  적대감을 아니면? 아니면 원망을?

 

아닙니다.. ... . .  " 사랑과 진리와 봉사입니다."

그 쓰나미를 맞아 다 쓸려간 그 자리에 다시 새롭게 "사랑과진리와 봉사"를 심겠습니다.

아직은 그 씨앗이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으실 지 모르지만,

아직은 우리 조합원이 몇명 안되어서 보잘 것 없을 지 모르지만,

그래도 다시 심겠습니다.

 

원수를, 이웃을 사랑하라는 마음으로 다시 사랑하고,

진리는 영원하다는 믿음으로 투쟁하며

봉사하는 손길로 힘들어 하는 학생들의 손을 잡고 함께 하겠습니다.

 

19명이 적다며 웃으십니까?

예수님의 12제자는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19명이  " 만오천명 명지학생들의 눈을 뜨게 하고, 마음을 열고

진정한 대학으로 명지대가 거듭날 수 있도록 투쟁하겠습니다.  ^^b"

 

" 대학은 사기업이 아니다. 교육양심 잃어버린 명지대는 각성하라. 아니, 명지가족은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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