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O~살맛나는사회

막내 아들이 민주화 투사에게, 어머니에게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다짐] 시청광장 사수하고 민주주의 수호하자!


"작년에 시청앞 천막 강제철거현장에서 끌려가는
막둥이를
TV로 봤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서 
민주화를 이룬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 아들들을 위해 다시 싸워야 한다"

"더이상 우리 아들들이 개 끌려가듯 끌려가게 할 수 없다"



 전화가 왔다.

 "지금 대한문 앞인데 형 엄마 자유발언 하신것 같아!"

 고려대학교 76학번에  목청 큰 아줌마가 발언을 했다고 한다.
 시청 철거하던 날, 막내 아들이 시청 앞 광장에서 연행됐다고 했다 한다.

 우리 엄마였다.

 유신치하에서 모진 고문으로 가슴 뼈가 주저 앉아 비가 올때마다 아파하는 
 그런 엄마.

 독재정권의 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나이가 들자. 한쪽 눈이 실명에 가까운
 그런 아빠.



 첫째 아들을 등에 없고, 둘째 아들을 임신 중에도 유치장에 끌려가야 했던
 그런시절.

 수배중이어서 집에는 들어올 수 없었던
 그런 남편.


 선배, 후배, 옥바라지며 두 아들들을 키우며 산전수전 다 겪어야 했던
 서점 아줌마.


 어느날 들이닥쳐 득달같이 남편 내놔라, 누구 내놔라 하는
 공안정국 속에서
버텨 온 억척같은 아줌마.

 그렇게 힘들게 얻고 힘들게 키워야 했던
 둘째이자 막내 아들은 철 없이 사고만 치고 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얻어야 했던
 민주주의는 어딘가 부족하고, 삐걱대기만 했다.


 이제는 쉰을 넘어 곧 할머니 소리를 들을 나이에,
 못난 아들이 혹여 어디가서 맞는 건 아닌지,
 경찰에 붙들려가는 건 아닌지,
 매일 걱정했을 것이다.

 큰 집회가 있을 때마다 전화를 걸면,
 아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우스게 소리로 우리 막내아들 어딨는지는 뉴스가 가르쳐 준다며,
 집에 없어도 같이 있는 것 같다 하던 그런 어머니였다. 

 맨날 학교수업 다 내팽겨치고

 여기 집회, 저기 집회 뛰어다니던 아들.
 차마 말리지 못하고 혹여 다칠까 노심초사하던 그런 어머니였다.

 가더라도 위험한 데 가지 말고,
 다치지 말고 잡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던 그런 어머니였다.

 못난 자식이라도 부모가 자식 뜻 꺽을 수 없다며,
 온갖 투정, 다 받아주고

 연행된 선배, 후배 사식 넣어줘야 된다며,
 강탈해가는 돈 웃으며 내주던 그런 어머니였다.


 그러며, "항상 우리가 잘했어야 너희는 이러지 않아도 됐을 텐데..."하셨다.



  철 없는 아들이, 맨날 사고만 치고 다니던 아들이 연행됐다.
  (2008년 6월 27일 시청 광장 천막 철거 장면) 



   오늘 그런 어머니가 시청 대한문 앞에서 발언을 하셨다.
   억수같이 비가 오는 한 가운데서 발언을 했다고 한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웠던 그때의 투사가 다시 한번 대한문 앞에 섰다.

   죽음을 각오하고 지키고 싶은 그것을 위해 다시 한번 대한문 앞에 섰다.
     어머니는 아들을 지키고 싶었다.

   우리 엄마는 아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들을 절대 말릴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나이 든 몸을 이끌고 다시 대한문 앞에 섰다.
   나는 어머니를 말릴 수 없다.
   나 또한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는 투쟁을 하며, 아직까지 목숨을 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것은 바로 우리 부모님이 준 소중한 선물이다.
   그 날의 투사들이 흘렸던 피와 땀이 남긴 소중한 성과다. 


   하지만, 이제 난 목숨보다 더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어머니를 지키고 싶다.

   다시 어머니를 엄혹한 거리에 서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 방법이 하나 밖에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2009년 6월 9일 
 

 

 모자가 함께 거리에 서게 만든 
      이명박 정권 퇴진하라!

<블로거의 이전 글>


2008/08/06 - [GO~살맛나는사회] - 석방되자 마자 다시 시청으로 달려갔다. <맞불94호> 독자 편지 기고 中

2008/11/01 - [GO~살맛나는사회] - 왜 내 동생이 죽어야 했는가. -죽은 동생의 영정 앞에서 하는 다짐 (자본주의를 끝장내고 우리의 영혼을 되찾아 올게)

2009/01/15 - [되돌아본 2008, 그리고 2009] - 되돌아본 2008, 그리고 2009년 2. - 한 소띠(85년생) 청년이 바라본, 촛불의 방어를 위한 노력과 경제위기의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