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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살맛나는사회

<개점성황> 앉을 자리가 없어서 줄서서, 그것도 모자라 밖에 자리를 펴고 앉아야 했던 그 곳.(기륭전자 투쟁 후원 주점)

12월 15일, 용산역에 자리한 철도문화웨딩홀.

그 곳은 말 그대로 개점 성황이었다.
오늘 이 곳에 하루 동안 개점한 것은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후원하는 1일 주점.


"오늘 이 곳에 너무나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일찍 와 주신 분들은 뒤에 오신 분들을 위해서 자리를 양보해 주세요"

어느 상점에서 이런 소리를 했다가는 뺨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뺨맞을 소리를 하는 주인장도 안타까워하며 할 수 없이 볼멘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의 주인은 1000일이 훌쩍 넘는 동안
'비정규악법 폐지'를 위해 영웅적으로 싸워 온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정말 너무나 사람이 많았던 그 곳에는 쉼 없이 사람들이 몰아쳐 왔다.
어떤 이는 수십장의 후원주점 티켓(한장에 만원)을 그냥 주고 가기도 했다.

그러며

"나 왔다갔어~"

"나중에 딴소리 하기 없기"

"오늘 우리도 송년회라 많이 못왔어"

"이거 우리 조합원들이 산건데 다 주고 갈게!!"

"대신에 꼭 이겨"

라며 수십장의 후원 주점 티켓과 약간의 돈이 든 봉투를 전해주고 가는 노동자들.
남루한 차림에 노동조합 조끼 하나 걸친 그들.

한 눈에도 그들의 가난이 행색에서 비춰 보였지만,
오늘 하루 그들은 이 세상 그 어느 부자보다도
부유했고, 여유로웠다.

그리고 그들의 등 뒤에 있는 '단결-투쟁'이란 글귀가 빛나 보였다.


정말 눈물이 났다.

그곳에 울려퍼진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에 함께 일어나 힘찬 팔뚝질을 하는 그들.
단상을 대신한 의자가 휘청거릴 정도로 힘차게 팔뚝질하며 노래하는 김성만 동지.

이 감동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찍으려 노력했지만,
뿌연 습기가 눈에 가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수십장의 사진은 모두 포커스가 나가 있었다.

                                                [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 ]
                                                      글/곡: 김성만

                                                 1.나의 손 높이 솟구쳐 차별철폐를 외친다 
                                          쓰러진 또 하나의 동지를 보듬어 안고 
                                          한걸음 다시 한걸음 철폐연대에 발맞춰 
                                          굳세게 더 강하게 당차게 나선다 

                                          가자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단결투쟁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세상 꼭 찾아오리라 

                                         2.나서라 하청노동자 탄압 착취를 뚫고서 
                                            욕과 상대적인 박탈감 장벽을 넘어 
                                            눈물과 설움 떨치고 반쪽 희망을 찾아서 
                                            굳세게 더 강하게 당차게 나선다 

                                            가자 노동자의 연대를 위해 해방투쟁으로 
                                            동지여 동지여- 꼭 찾아오리라

< 일터의 광우병 비정규직 철폐하자. >

< 더큰연대 더큰투쟁 우리모두 승리하자. >

학생으로선 내기 힘든 거금 7만원을 함께 간 4명의 친구들과 모아서 내고,
다들 가난한지라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7만원 밖에 나오지 않았다.


7시부터 9시까지 짧은 시간 동안에도 수십명씩, 수백명씩 몰아쳐 오는 연대의 손길에 밀려
아쉽게 자리를 일어났다.

나오며 방명록에 한마디 적었다.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은

88만원세대의 보다 나은 미래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싸워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꼭 이기세요.


[ 다함께 명지대 모임 박용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