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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살맛나는사회

'미친정부'의 희생양들이 한자리에 (12월 22일, YTN해직 기자, 일제고사 반대 해직 교사 블로거 간담회 참가 후기)

도착한 프레스 센터 18층의 언론노조 회의실에서는 MB정부의 언론미디어법 개악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이 진행 중이었다.
이미 대부분은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들으니 사실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보다 자세히 기사를 작성할 예정며, 본 포스트에서 참가 후기에 걸맞게 감상적인 부분의 내용에만 중점을 두려 한다.)


이후 오늘의 초대손님들이 도착했다.

왠지 무언가 외관상으론 굉장히 어울리지 않을 법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독설닷컴'이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시사in'의 고재열 기자의 주선으로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은 그만큼 다양했다.

바로 일제고사에 맞섰다는 이유만으로 해직 당한 선생님들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섰다는 이유만으로 해직당한 YTN 기자들이었다.
말 그대로 묘한 조합이었다. 

기자와 선생님과 블로거들의 어색한 만남은 그렇게 시작했다.
엄청난 연령차는 물론, 각양각색-자유분방한 모습의 블로거들의 면면이 
이 외관상 어색한 분위기의 8할 이상을 주도했다고 생각하긴 한다.




1차 모임 장소에서 대충 간략한 인사와 발언들을 주고 받은 후 편하게 간담회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미리 프레스 센터 주변의 주점을 예약해 두었고, 이 자리에서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됐다.

사실 이 어색한 조합의 사람들 사이에는 여전히 꽤나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사실 간단회라고는 하지만 제각기 따로 노는 분위기가 꽤 오래 연출 됐다.

YTN기자들과 언론단체들간에는 나름의 대화들이 오갔고,
해직당한 선생님들 주변에는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블로거 기자들간에는 서로 블로그 주소를 교환하며 블로그 정보들을 주고 받기에 바빴다.

이 자리에 또 다른 초대 손님이 도착했다.
바로 2년간 출교 투쟁을 진행하여, 결국 승리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던 고려대 출교학생들 중
일명 '고대녀'로 유명한 김지윤씨와 강영만씨가 도착한 것이다.

그들까지 오고 나니 이제 오늘의 뭔가 알 수 없는 인원 조합의 상이 무엇인지 짐작이 갔다.

지극히 상식적인 목소리를 낸 것을 억압당하고 그로 인해 권력기관의 부당한 징계를...

받았거나 ( 미친정부의 미친정책 반대 -> 해직 교사, YTN 해직 기자 )
받을 예정이거나 ( 미디어-언론법 개악 -> 블로거 )
그에 맞서 승리한 ( 이건희 박사학위 저지 및 대학 교육투쟁 -> 고려대학교 출교 학생<이후 투쟁 승리로 복학>)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이 자리를 주선한 고재열 기자 역시 삼성의 언론소유에 맞서다. '시사저널'로 부터 징계 당한 해직의 경험을 가진 이다.
한 때 이 사건은 꽤 사회적 이슈였다.

어찌 보면, 이미 비상식적 권력의 횡포에 맞선 투쟁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고재열 기자, 고려대 출교생)과 후배들(YTN기자, 선생님들)의 모임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자리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상식을 지키고 있는 모든 이들의 모임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그저 다양한 반 이명박 정부 불순분자들의 모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은
나름의 이유들로 서로 부산히 대화했고,
각자 궁금한 것들을 서로에게 묻고,
자신들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들을 얘기 했고,
각자 서로의 상황과 처지를 공감했다.

막상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조합은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공통점을 찾아가며 공통의 분모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지금 무언가 완전히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상황인식이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였다.
또한 무언가 완전히 비상식적인 일에 함께 맞서야 한다는 의지가 이들의 공통점 중 또 하나였다.

함께 '폰카'를 찍는 일명 '고대녀' 김지윤씨와 YTN노조 노종면 위원장.
 그들은 서로에게 '스타'이자 '선배'일 것이다.

과연 이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가 아니었더라면 한자리에 모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만든 미친정부에게 고맙다 해야할지,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물론 덕분에 이날 하루
미친정부에 맞서 각자의 위치에서 싸우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송년회가 진행될 수 있었고,
매우 유익하고 좋은 자리 함께 할 수 있었다.

유쾌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직접적으로는 이 자리를 주선한 고재열 기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겠지만,
역시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는 이명박 대통령이었다.